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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제목 인물전설(한효자와 한다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1-26 22:40

본문

● 제보자 : 순창읍 경로당 노인
● 채록자 : 양정욱
● 채록장소
    순창읍 남계리 효자 한해오는 실제 인물이며 그의 7대손 한이남(남원군 송동면 송내리 거주)이 소장하고 있는 한해오에 관한 문서 중 순창군수 서일과 순창 유림들이 작성한 효자천장의 내용을 보면 1681년(숙종 8년)에 출생하고 1761년(영조38년)에 세상을 하직하였으며 운명한 30년 후인 1790년(정조 15년)에 순창유림들이 효자 천거장을 작성하여 성주에게 올려 효자정문을 받게 된 소문난 효자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다른 문헌에는 그의 기록이 전혀 없고 다만 그에 관한 전설만이 무성하게 전해오고 있을뿐이다. 그중에서 한토막을 소개하자면 원래 한해오는 고단하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우환중 열 살이 채 못되어 어머니를 잃고 홀아버지 밑에서 아버지만을 의지하며 서럽게 살아왔고 아버지 또한 어린 해오를 끔찍이도 사랑하였다. 그런데 아버지는 한두 끼 밥은 굶고 살아도 술 없이는 못살 정도로 술을 좋아했다. 그리하여 어린 해오는 아버지 밥상에는 반드시 술 한잔 준비하는 것이 기본으로 알았고 또 그렇게 실천하여 왔다. 그러나 어린 해오가 하는 일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그리하여 어쩌다가 그 한 잔 술을 준비하지 못하기라도 하게 되면 그 끼니는 아버지 밥상머리에 꿇어앉아 불효자를 용서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이러한 해오를 볼 때마다 대견하고 고마워서 다시는 술을 먹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역시 끊지 못하고 매일 장주를 하였다. 한번은 밤늦게 돌아온 아버지 의관이 모두 흠뻑 물에 젖어 있었다. 매우 궁금했지만 아버지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해서 모른 척하고 갈아입을 옷을 챙겨 드렸는데 그런일이 있은 후로는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은연중에 아버지의 의관이 신경 쓰이게 되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매일 신발이 젖어 있든가 아니면 바짓가랑이 하나만 젖어있든가 어느 하루도 아침에 나가실 때 입고 나간 의관이 온전해 가지고 돌아온 일이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아버지 뒤를 따라가기로 작심을 하고 아버지가 나가자 곧 바로 뒤를 따랐다. 그날은 점심도 찾아먹을 사이없이 먼발치로 따라다녔건만 이렇다할 하자없이 하루 해가 거의 저물어 가는데 그날 일을 다 보았던지 집쪽으로 한참 오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경천둑으로 갔다. 물론 그때까지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아무 탈이 없었다. 그런데 물건너 언덕바지에 주막집이 하나 있었는데 단지에 술이나 해 놓고 막걸리 사발이나 팔고 있는 주막이었다. 그 주막집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한해오는 생각하기를 술이나 한잔 잡숫고 오시겠지 하고 그 길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 저녁준비를 하고 기다려도 자정이 넘도록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한해오는 아까 해질 때에 보았던 경천 언덕너머에 있는 주막집으로 찾아가 보았다. 말이 술집이지 작고 또 과부아줌마가 혼자 사는 주막이라 자정쯤 되면 손님은 물론 주인도 잠이 들 시간이다. 호롱불도 꺼지고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거기까지 간 김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가만히 집안사정을 정탐했다. 한찬을 귀기울여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부엌방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호롱불이 켜지는 것이다. 그러더니 뜻밖에도 아버지 말소리가 들려오지 않은가 " 밤이 너무 깊었으니 이제 가야겠구먼"하면서 문을 열고 나왔다. 주막집 아줌마가 관솔불을 챙겨 주며 조심하라고 말하고 들어가고 아버지는 꺼질락말락한 관솔불을 들고 아직도 주기가 가시자 않은 동작으로 터벅터벅 경천에 놋다리를 찾아 내려가는 것이였다. 한해오는 곧 쫓아가 술기운에 비틀거리는 아버지를 업고 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아버지가 얼마나 무안해 하실까 싶어 그러지도 못하고 그저 사방이 어두운 밤이지만 멀찍이 떨어져 뒤만 따라는 것이다. 바람이 불었던지 갑자기 관솔불이 휙하고 꺼져버렸다. 사방이 칠흙 같은 밤이다. 경천놋다리에 막 당도하자 불이 꺼졌으니 더욱 곤란하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지 그래도 경천 놋다리를 건넜다. 술 한 잔 안 마신 상태라도 그 시원찮게 놓여진 놋다리를 제대로 찾아 경천을 건너기가 어려운데 하물며 술을 마시고 겨우 비틀걸음으로 어두운 밤을 가는 이가 어떻게 건널 것인가. 해오는 아버지가 크게 실수라도 하지 않나 하고 조마조마 따라갔다. 중간에 두어 번 풍덩하고 놋다리를 헛디딘 소리가 나고는 별다른 실수 없이 경천을 건넜지만 아버지 의관은 이미 물에 젖었을 것이었다. 아버지가 날마다 이렇게 하여 의관을 물에 젖어 들어오셨구나 싶어 가슴이 저려왔다. 그리고 아버지가 주막집 아주머니를 얻고 다닌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한해오는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산태미와 지게와 괭이,삽 등 연장을 챙겨가지고 경천으로 나가 놋다리를 놓고 그 위에 장나무를 져다가 결쳐서 다리를 놓기 시작하였다. 밤시간에 작업을 하는것은 첫째 낮에는 품을 팔고 나무도 하고 농사일을 하기때문이며, 아버지가 모르게 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대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한해오가 그 일을 시작한지 일년 만에야 겨우 끝났다. 그러니까 그동안 큰 물이 져서 해놓은 공사를 말끔히 쓸어가 버린일도 몇번이나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 년 열두 달 어느 한날도 게을리 한적이 없이 그 일을 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천 언덕바지에 있는 주막집 아줌마가 사실상 새 엄마라는 것을 알고 난 후로는 하루에 나무를 세 짐씩 을 새벽에 가져다 준것이다. 다리공사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경천을 건너 다니게 되면서 한해오가 자기 아버지를 위하여 혼자서 놓은 다리임을 알게 되고 입달린 사람들은 누구나 한해오를 칭찬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물론 그후부터는 아버지가 물에 빠진 일도 없었으며 고을 사람들은 그 다리를 한해오가 만든 다리라고 해서 한다리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얼마 후에는 그 한다리 언덕바지에다가 한해오 효자비를 세웠는데 지금도 그 효자비와 이름은 남아있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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