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닫기

전설

제목 동물전설(의향지의 개구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1-26 17:57

본문

● 제보자 : 조모ㆍ안동권씨
● 채록자 : 양정욱
● 채록장소
  인계면 도사리 자택 순창 객사 서편, 지금의 순창군청 앞마당에 의향지가 있었고 그 가운데 의향각이 있었는데 연꽃 향기가 연못과 정자에 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의향지는 경천 하반까지 접통하여 상당히 큰 연못이며 연꽃이 활짝 피고 달이 밝은 밤이면 배를 띄어놓고 채련하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향기가 은은한 한 폭의 선경이었다. 그래서 전에는 문사 시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였는데, 고려 현종 때 거란의 침입을 막아내는 싸움에서 크게 공을 세운 바 있는 강감찬 장군이 어쩌다가 순창땅에 와서 이 연못 근처에서 하룻밤 유숙하게 되었다. 그날 밤은 유난히도 개구리 울음소리가 소란스러워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한 나머지 의향지 호반가에 나가서 왕개구리를 불러 크게 꾸짖고 부적을 한장 써서 이향지 못 가운데 던졌더니 그토록 시끄럽던 개구리 소리가 금방 조용해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이 연못에서는 개구리가 울지 않았으며 개구리는 전과 같이 많이 있었지만 울지 못한 벙어리 개구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로부터는 의향지 선유객들이 배가 더 많아졌으며 의향각을 찾는 사객도 불어나서 해마다 연꽃이 필 무렵에는 의향지ㆍ의향각이 이 고장의 최고 명소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웃 고을 수령들도 의향지를 찾아와 시회를 갖는 등 한때는 즐겼으며 멀리는 한성쪽에서도 시객과 문사들이 내려와 아름다운 풍광을 즐겼는데 연못 위의 의향각은 1651년(숙종 2)에 부임한 임성익 군수가 세웠고 1748년(영조 22)에 부임한 이식지 군수가 중수하였는데 지금은 의향지도, 의향각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개구리 이야기인데, 지금부터 60여년 전만에도 의향지가 남아 있었는데 그때까지도 의향지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무슨 조화로 그랬는지에 대하여는 아는 이가 없지만 다만 옥천동 생활폐수가 흘러들어와 오염이 되어서 물고기나 개구리가 서식하기 어렵게 된 것이 아니냐는 설이 있을 뿐이다. 어쨌거나 촌로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전설이 있는 특별한 연못을 보존하지 않고 묻어버린 일은 썩 잘한 일은 아닌 듯하다. 우리는 지금 상당한 수준의 문화를 누리고 살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을 모르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컨텐츠 담당부서:문화원사무국담당부서 직통전화 : 063)653-2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