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명전설(금돼지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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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06-01-26 2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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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채록자 : 이종진ㆍ장민욱
● 채록장소
적성면 원촌리 여판돌의 집 면소재지에서 만난 사람들이 권하여 찾아갔다. 집안에 들어가자 방안에 홀로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연세에 비하여 기력도 좋고 기억력도 좋았다. 그리고 이야기를 매우 잘했으며 전설뿐만 아니라 이화중선과 관련한 이야기나 협률사와 관련한 공연 이야기도 생생하게 잘 기억하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산을 채계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화산이라고도 부른다.
채계산 정상까지 가지 않아 중턱 즈음에 큰 굴이 하나 있는데 이 굴을 금돼야지(돼지)굴이라고 부른다. 과거 군수가 도임하면 첫날에 부인이 없어져 버렸다. 이렇게 자꾸만 군수가 도임하면 마누라를 잃어버리고 이 고을에 군수로 오기를 모두 꺼려했다. 이 고을에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자 최고원 선생의 아버지가 스스로 자임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다. 그리하여 첫날밤에 부인의 치마끝에 명주실을 묶어놓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잠에서 깨어보니 역시 부인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하여 어젯밤에 부인의 치마에 꽂아 놓은 명주실 끝을 쫓아 가보니 이 채계산의 동굴로 들어 갔던 것이다. 동굴속에는 아주 오래된 금돼야지가 살고 있었는데 부인은 금돼야지에게 끌려간 것이다. 끌려간 최고원 선생의 부인은 금돼야지에게 "지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금돼야지는 이(사람 들 머리나 옷에 붙어사는 충의 종류)가 제일 무섭고 이가 귀에 들어가면 죽는다고 알려주었다. 그리하여 마누라는 친절히 하다가 이를 쥐의 털에 숨겨 굴에 잡아 넣었더니 금돼야지의 귀에 들어가서 결국 금돼야지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굴을 금돼야지굴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굴에서 불을 때면 산 너머 유등면 무수리의 산에서 연기가 난다고 한다. 실제 금돼지굴에서 무수리까지는 3~4km가량 되는데 실제 연기가 나는지는 확인하여 보지 못했지만 그렇게 전해내려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