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산전설(미륵정의 귀밀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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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06-01-26 1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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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록자 : 이종진ㆍ장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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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림면 안정리 안심 아침해가 붉게 떠올라 올 때쯤인디 구시 짚은디서 미륵이 떠올라 오드랴. 먼 질헌 징조가 아니까 싶어서 마을 청장년덜이 어떻게 솔찬히 무거웠을틴디 어떻게 어떻게 건져다 밭 엉덕에 모셔놓고 지붕까지 얹어서 미륵을 보살핌서 치성을 드리는디 잉, 지금도 명절로 밥을 지어 올리고 물도 깨끗허니 갈아 주는 사람이 있단게, 그리서 거그 이름이 미륵정이가 되았는디. 펄쌔전주로 이사를 혀부렀지만 귀밀떡이라고 있었어. 귀밀떡이 미륵정이로 들어와 사는디 세발 먹대 내젓어봐야 거칠것이 없을맨큼 찢어지게 가난허게 사는듸 매향골에서 너무집 밭을 부쳐멱고 전뎠제. 사주를 본께 콩나물쪽 십 년을 먹어야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다고 허드랴. 근대 10년에서 딱 한 끼, 하루도 아니고 한 끼 냉겨놓고 어떻게 밥이 먹고 잡든지 베기를 못허고 밥을 히묵어 부렀디야. 근게 다시 10년을 콩나물쪼가리만 먹고 살아야 헐 형편인디, 어느날 밤 꿈에 집채만헌 업이 나타나 "구미에서 미륵정이 너희집으로 들어갈란다." 그러드랴. 그러고는 칠원에 봇도랑에 빨래거리를 갖고 나갔는디 멋이 풀을 쓸고 지나간 자국이 꼭 요새 사차 들락거릴 만큼 넓게 나있드랴, 짚이는 데가 있어서 광 속을 들이다 본께 집채만헌 업이 새끼를 구물구물 데리고 있더라는 거여. 밥을 한 솥단지 쑤어댜 준게 싹싹 핥아 먹고는 딱 한 그릇 냉겨 놓드랴. 몰르제, 지혜를 불라고 그런가 어쩐가, 귀밀떡이 그것을 업이 먹다 내민 것인디도 더럽다 어쩌다 생각도 안 들고 맛있게 다먹었듸야. 그러고는 그 이후로 가세도 불고 만사형통이 되야서 큰 살림 일궈 갖고 전주로 이사를 허게 되았는디 꿈에 또 업이 나타나 그러더라제, "내가 너희를 따라 가는지 알아라!" 그러더니 어디로 갔는디 보이지도 않고 전주가서는 가세도 차꼬 기울고 귀밀떡은 죽고, 지금 자석들만 전주에 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