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망월래(순창신문 기고) |
---|---|
작성자 | 박인순 |
작성일 | 09-02-26 15:57 |
- 0건
- 2,881회
본문
순창문화원장 김 기 곤
지난주 복권방에서 거금 일만원을 들여 로또복권을 구입하였다.
매 주마다 당첨되어 대박이 터지는 것을 보고 행여나 하는 기대감에 나도 구입을 한 것이다.
나에게도 로또가 당첨되어 내 수중에 당첨금이 들어온다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겠다는 큰 계획을 세워보았다.
토요일 복권을 추첨한 결과 꽝이었다. 그러나 나는 한주 동안 큰 부자로 살았다. 대박이 터질거라는 기대감 속에 한주를 넉넉하게 보냈으니까...
우리는 기대감속에 마음의 평온을 찾고 기대감속에 살아간다.
정월대보름 우리 순창군에서는 스물 한군데에서 마을 당산제와 읍·면 마을 7∼8군데에서 망월래(달집태우기) 행사를 실시했다.
둥글게 떠오르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고 일년 한해 안녕과 가정의 평안함 그리고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행사를 농악에 맞추어 실시하는 풍속은 참으로 아름답고 마을이 단합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망월래(달집태우기) 행사 때 소원과 한해의 무사 안녕을 빌었기에 우리는 일년내내 평안한 마음으로 한해를 보낸다.
그런데 이러한 민속고유의 행사가 점차 살아져 가고 있기에 아쉬움이 크고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예부터 망월래 행사는 산더미같이 쌓아 놓은 솔가지 나무와 대나무가 서로 엉켜 검은 연기와 활활 타오르는 불꽃으로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두둥실 밝은 달은 미래를 밝혀 준다.
검은 연기는 하늘에 올라 많은 구름을 만들어 금년 농사에 필요한 비를 많이 내려주어 풍년이 들게 하고, 대나무에서 쾅쾅 터지는 소리는 마을에 해를 주는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는 소리이다. 그리고 보름날 아침 귀밝이술과 같이 귀를 탁 트이게 하는 역할을 해준다.
달집태우기나 마을에서 지내는 당산제의 위력은 대단하다.
정성들여 제사를 지낸 만큼 그 위력은 더 커지고 기대가 크다.
정성은 마을 주민의 단합을 의미하며, 마을 주민들의 단합은 마을의 평안을 의미한다.
그래서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보름 행사를 계승하고 정성 들여 실행 해 오고 있는 곳이 있다.
우리 고유문화는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일을 가져다준다.
우리에게 안정, 평온, 단합된 마음을 알려 주는 훌륭한 문화유산은 현실문명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옛것을 아끼고 선호할 때 모름지기 큰 복을 받게 될 것이기에
우리는 내년에도 또 저 내년에도 우리 민족의 고유 민속 문화를 전승하고 계승 발전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로또 복권은 우리를 일주일 동안의 행복을 주지만, 우리 민족의 고유 민속 문화는 일년동안의 행복을 주고 길이길이 행운을 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한번 심취해 봅시다.